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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죠? 저는 누구 하나를 꽂아줄 만큼 부스타빗 인지도가 있는 편이 아니라서요. 아실지 모르겠는데 지금도 같이 다니는 친구가 있어서 하나 더 꽂아주기는 저도 부담스러워요.”
“알아요. 힐량이 절반 밖에 안 되신다는 거.”
유지웅의 안색이 조금 찌푸려졌다. 힐량은 그에게 상당한 컴플렉스였다.
“그래도 힐러시잖아요? 레이드 투입 가능한 힐러 찾기가 얼마나 하늘에 별 따긴데요. 저는 유지웅 씨가 꼭 필요해요.”
“제가 필요하다고요?”
뭔가 말이 이상해졌다. 유지웅은 당연히 그녀가 레이드에 한 번 꽂아달라고 말을 하러 온 줄 알았다. 그런데 대화 흐름이 미묘하게 어긋나고 있었다.
“제가 이번에 10인 정규 공격대를 창설하려고 해요. 부디 제 공격대에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뭐라고요? 정규 공격대?”
“네.”

최현주가 힘차게 대답했다. 그러나 유지웅은 어이가 없었다.
10인 정규 공격대라니. 말도 되지 않는 소리였다. 10인 괴수를 막공으로 잡는 경우는 더러 있지만, 정규 공격대에서 10인 괴수를 잡는 일은 없다. 왜냐하면 시간 낭비이기 때문이다.
10인급 괴수는 약하지만 그만큼 값이 싸다. 통상 25인 괴수가 20~30억을 받지만 10인 괴수는 비싸게 쳐봐야 10억이다. 그런 주제에 힐러는 전체 구성원의 30%는 되어야 한다.(25인의 경우 힐러 비율이 25% 정도) 당연히 힐러들이 꺼려할 수밖에 없고, 그렇다 보니 10인 괴수는 선호도가 무척이나 낮았다.
“실례지만 무리한 거 아닌가요? 10인 정규 공격대를 누가 오려고 하겠어요?”
“딜러는 올 사람 많아요. 힐러가 문제죠. 유지웅 씨만 허락하시면 다 끝나요.”
“최소 셋은 되어야 할 텐데, 다른 두 명이 이미 확보가 된 건가요?”
“네. 제 언니들이거든요.”

혈육 관계라면 납득이 간다. 그나저나 언니들이 둘 다 힐러라고? 이 얼마나 축복받은 딜러인가?
“언니가 둘 다 힐러라면 차라리 다른 정규 공격대를 가거나, 아니면 25인 공격대를 만드는 게 낫지 않아요? 어느 쪽을 하든 더 쉬울 텐데.”
“제가 탱커가 아니라 딜러라서 25인 공격대 만들기는 정말 어려워요. 메인 탱커급은 자기 공격대를 만들 생각만 있지, 다른 공격대장 밑에서 탱커 할 마음이 없거든요.”
“하지만 10인 정규 공격대는 너무 손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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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안녕.이제 오니? 오늘은 좀 늦었구나.”
햄리츠 부스타빗 트레이닝 센터에 도착하자, 아침부터 벅이 반겼다.전생의 원한이 많이 희석되었다곤 하나, 아침부터 봐서 기분 좋은 얼굴은 아니었기에 유안의 표정엔 먹구름이 끼었다.
그러나 연륜일까?
아니면 유안에 대한 높은 이해도 덕분일까.
“······역시 아쉬웠나 보구나.”
벅은 순식간에 핵심을 찔렀다.
“아쉽긴 뭐가 아쉽단 말입니까!”
유안은 내면이 읽혔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반발했다.벅은 다 이해한다는 듯 그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는 유안에게 꼭 필요했던 말을 해줬다.
“걱정하지 마라.노르위치 전이 끝나고 나면 사람들은 네 이름만 부르게 될 거다.”
“별로··· 축구도 잘 모르는 대중들에게 떠받들어져봐야 기분 좋을 것도 없고···.”
“그래도 대중들은 영웅을 원하지.”
벅의 말에 유안은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이런 일 하나에 노심초사하고,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다 하고, 그런 자신이 너무나 멍청해보였던 것이다.
“···뭐, 됐어요.”
아마도 몸이 어려진 만큼, 마음은 더욱 더 어려진 탓이렷다.
“···애초에 누군가의 인정이 필요한 건, 실력 없는 놈들이나 그런 거니까요.”
유안은 특유의 자신감을 발산하며 신발끈을 묶었다.이제 새로 사야할 듯이, 축구화가 상당히 작게 느껴졌다.몸은 성장하고 있었다.그리고 그의 마음도.
거대한 실력을 담을 만큼 완벽한 그릇은 아닐지라도, 유안은 스스로가 좋았다.
서서히 적응해가는 팀플레이도, 서서히 깨달아가는 유안 카를로스가 아닌 김유안의 축구도 좋았다.
‘그래.나는 나의 전설을 써야 해.’
지금은 그 시작에 불과하다.

작은 일에 일비일희할 틈 따윈 없다.
대표팀 경기를 뛰고 싶었던 것은 사실이다.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그렇게 하여 답도 없다는 대한민국 축구마저 구원하는 구원자가 있을 수 있음을 증명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증명은 나중으로 미뤄도 상관없다.
그에게 더 적합한, 더 크고 웅장한 무대에서 더 화려하게 데뷔할 수 있으니까.
지금 그가 주시해야 할 것은 바로 29일에 있을 노르위치 시티와의 리그컵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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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은 반가운 얼굴에 저도 모르게 부스타빗 화면에 집중했다.김주호는 그가 대표팀 훈련을 할 적 유일하게 ‘동료 비스무리한 무언가’로 인정한 친구였다.스페인 물을 먹어 패스가 날카롭고, 드리블 능력이 매우 뛰어났던 선수!
그 능력이 100% 발휘되었다.
파상공세에 취해 두 명밖에 남지 않았던 브라질 수비수들로는 김주호를 온전히 막아낼 수 없었다.결국 마지막까지 돌파한 김주호는 골키퍼가 나오자마자 거기에 맞춰 가볍게 공을 띄워 골키퍼 키를 넘겨 골을 넣음으로 전반 23분, 선취골의 기적을 만들었다.
“뭐야, 저놈.저거 내 특기인데?!”
유안으로서는 뭔가 도둑맞은 기분이었다.
사실 훈련 때에 몇 번 보여준 적이 있는데, 유독 눈을 빛내더니 몰래 따라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러나 오빠의 설움 담긴 외침에도 불구하고 여동생의 반응은 그의 기대와는 전혀 달랐다.
“우와! 완전 멋있다! 오빠 따위랑은 비교도 안 되게 멋있다!”
“뭐?”
유안으로서는 흘려들을 수 없는 말이었다.
그러나 여동생은 멈추지 않았다.“오빠보다 축구 훨씬 잘하는 거 아니야~?”
“그럴 리가 있냐, 멍청아!”
유안의 극렬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여동생은 툭툭 노트북을 가리켰다.거기엔 수많은 네티즌들의 반응이 있었다.
: 김유안 필요 없네.
: 그러네.쩌네.김유안보다 훨씬 잘하는 거 아니야?
: 역시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
: 하긴, 출신 성분 자체가 다르긴 하네.
: 메-멘!

꽥꽥 소리를 지르는 통에 여동생의 뒷말은 해석할 수가 없었다.
다음날.
경기 결과를 보자, 김주호의 골은 그대로 결승골이 되었다.물론 기사에는 김주호어천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찬양일색이었다.
“하, 브라질 놈들, 어떻게 그 수비진을 상대로 한 골을 못 넣냐.내가 브라질 국대였으면 거짓말 안 하고 해트트릭 했다.”
유안은 스스로 짜증낼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짜증을 내며 훈련을 준비했다.
“정말 그 수비진은 너무할 정도였는데···.”
실제 같은 팀으로 뛰어 봤으니, 누구보다 잘 안다.
물론 그 사이 선수들이 놀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송주영의 용병술과 전략전술이 제대로 발휘되기 시작한다면, 그가 훈련 했을 때와는 판이하게 다른 팀이 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한 골도 넣지 못했다니!
김유안은 저도 모르게 노트북을 열었다.
「브라질은 어떻게 한 골을 못 넣냐.종이호랑이라는 별칭이 괜한 것이 아니었네.그보다 그런 브라질 상대로 한 골밖에 넣지 못한 것도 대단하다.김유안이었다면 달랐을 텐데.- 김유안(Juankim01)」